질문의 목적
어른이 되기 위하여
작가이야기
어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본 사람만이 어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른이 뭔지도 모르면서 어른이라고 하는 사람은 나이 많은 사람에 불과하다.
유교 이념 아래 생각해 볼 기회 조차 없었던 어른의 정의.
웃어른을 공경하라고 배웠던 예절 교육은
인간이 개개인의 모습을 가지는데 있어 큰 걸림돌 중 하나였을 것이다.
초중고대학 15년은 육체적 성장이 주를 이루고,
대학 이후 30대 후반까지 15년,
그때가 되서야 비로소 인생의 주인공으로서의 자신의 성장이 이루어지는 것 같다.
인생은 전공이 무엇이냐가 아니라
대학 이후 15년의 시간들을 어떻게 채워졌냐에 따라
삶의 모습과 사람의 모습이 바뀐다.
아무 생각없이 나이만 먹은 사람들을 마주할때면
나는 어떤 어른일까 고민하게 된다.
얼마전 미팅 때 아이디어 회의를 하다가 동성애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나 포함하여 세 명이 얘기를 나눴는데 나머지 사람들은 동성애가 싫다는 의견이었다.
한명은 ‘내 주변에 있으면 죽여버릴거야’라고 했다.
자기딴에는 그만큼 싫다는 걸 표현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듣는 입장에선 불편한건 사실이었다.
하지만 더 불편한 건 그 다음 말이었다.
“내 자식이 그렇다면 생각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겠네”
이 말을 듣는 순간 ‘이 사람은 나보다 나이만 10살 많지, 어른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나는 되고 남은 안되고. 삶에 엄격한 기준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편을 가르고 남과 나를 분리하는 가치관은 굉장히 덜 성숙한 사람의 사고 체계임은 분명하다.
(이 식사 자리를 통해 작업을 계속 같이 해야할 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끝낼 수 있었다)
이 경험으로 나는 어른이 된다는 것에 대해 나만의 정의를 내릴 수가 있게 되었다.
어른이란, 나의 사상과 감정을 내 것이라는 범주를 넘어 보편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마음의 눈을 가지는 것
그리고 사회는 이러한 어른들이 꾸려나가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고 보니 칸트의 정언 명령이 떠올랐다.
누구나 어떤 조건에서든 따라야만 하는 칸트의 정언명령 첫째,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될 수 있도록 행위 하라” : 어떤 행동을 할 때 다른 모든 사람이 그와 같은 행동을 해도 괜찮다고 생각되는 행동을 해야 한다는 뜻 둘째, “너 자신과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 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도록 행위 하라” : 인간은 절대적인 가치를 지닌 인격체로서 다른 목적을 위한 수단이 아닌 존재 자체로의 목적이며 그에 합당한 존엄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뜻
즉, 우리가 성장한다는 것은, 어른이 된다는 것은 인간을 그 존재 자체로 볼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여담으로,
그런 의미에서 결혼 적령기는 40대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어렸을때는 혼혈아는 남의 시선을 한번 더 받는 특이한 점이었지만 지금은 쉽게 찾아볼 수 있고 그에 관한 선입견 또한 없다. 마찬가지로 미래엔 내 부모가 친부모가 아니라는 게 그리 주목받을 일이 아닌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입양 또는 재혼으로 통해 내 부모가 생물학적 부모와 다른 것이 자연스럽게 이해받을 수 있게 될 거 같다.
어른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