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을 대상으로 하는 명상 캠프에 다녀왔습니다.
그 중 출가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시는 시간이 있었는데, 기록하고 싶은 내용이 몇 개가 있었습니다.
출가라 함은,
산스크리트어 Pravrajana(프라 브래지어나)의 번역어로 ‘번외에 얽매인 세속에서의 인연을 버리고 재가 생활을 떠나 오로지 불교 수행에 힘쓰는 것이다.’라고 정의되어 있습니다.
출가에 대해 홍보(?)하시는 시간이었는데,
사회에서 일하느라 힘들게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으로 시작했습니다.
요즘 SNS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위로의 영상과 별반 다를 게 없는 영상이었습니다.
영상에서는 출가를 하여 진정한 자유를 찾고 성장하는 기회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하더군요.
홍보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이었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도 질의응답 시간에 나왔던 질문과 스님이 답변에서 느낀 것을 기록하고 싶어서입니다.)
1. 출가를 하지 않고는 깨우침을 얻을 수 없나요?
사회에서도 충분히 가능하지만, 출가를 하면 아무래도 빨리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하시면서
그 이유는 신도들의 자비로운 지원으로 수행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주셨습니다.
같은 시간에 삶에 대해 진리에 대해 더 많이 고민해 보는 사람이 아무래도 양적으로 유리하다는 말씀이신 겁니다.
하지만 가장 빨리 성장하는 사람은, ‘깨달음을 얻기로, 성장하기로 마음먹은 그 사람’이라고 덧붙이셨습니다.
나의 생각 :
내 생각도 그러하다. 삶 자체가 배움의 공간이고 깨우침이 가득한 곳이다. 다만 출가를 하면 내가 구하고자 하는 답의 물음에 가까이할 시간이 많아진다. 일상생활에서는 그런 시간을 갖기가 참으로 힘들다.
성공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불필요한 만남 제거하기’인 것도 같은 이치라고 생각한다. 사회가 말하는 성공이 삶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내 인생을 온전히 수용하고 집중한 사람에게는 사회적인 성공도 함께 따라올 수밖에 없기에 결과론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의 조건이라는 타이틀 아래에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따라온다.
성장은 과정 자체가 우리가 도달하고자 하는 목적이 되기도 한다. 내가 삶을 수용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매 순간 깨달음의 연속일 터이다. 나는 오히려 이런 마음가짐이 출가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의 삶, 모든 순간을 수용할 수 있는 ‘내’가 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정말 힘든 (파괴에 가까운…) 시간을 보내게 된다. (나와 주변에 사람들을 봤을 때 거의 대부분이 그러했다.) 당연히 건강에도 영향을 준다. 나는 비교적 젊었을 때 이 터널을 보내왔기에 그 점은 참 다행이고 감사하게 생각한다.
출가에는 단기 출가도 있으니 내 건강, 시간, 돈 등을 낭비하지 않고 삶을 대하는 자세를 익히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 나 자신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불어 사는 것도 중요한 것 같은데 사회를 떠나 출가를 해서도 더불어 살 수 있을까요? 가족, 친구 등은 어떻게 하나요?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은 질문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스님이 어떤 답변을 내주 실지 기대되기도 했고요.
스님 또한 당연히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고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출가하여 수행하는 것이 진정한 나를 만나는 과정이지만 그게 다가 아니다. 보편적인 인류애 안에서 살게 되며, 가족, 친구라는 개념이 사회가 정해놓은 기준이 아닌 나와 말이 매우 잘 통하는 사람, 잘 통하는 사람, 조금 통하는 사람… 이렇게 나와 결이 맞는 정도에 맞춰 관계를 맺게 된다는 말씀.
물개박수를 치고 싶었습니다.
가족, 친지, 학연, 지연…이라는 형식상 울타리 안에서 반강제적으로 맺게 되는 관계에 소속의 의무감을 가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사람 관계가 힘들다 등 사람에게서 스트레스를 받게 되기도 하고.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어느새 맺어져 있는 관계에서 자유로워지려는 노력이 우리에게는 분명 필요합니다. 나와 결이 다른 사람이라면 아무런 평가도 하지 말고, 그냥 Let them go. 하면 된다.
내 글을 통해 나와 결이 맞는 사람을 만나 소통하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SNS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