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 (by 베르나르 베르베르)

삶의 방향을 가지게 되는 요소들,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는 데 영향을 미치는 것들.

그럼으로써, 우리가 마땅히 누려야 할 것들, 버려야 할 것들을 생각해보게 하는 대화식이 쉬운 책입니다.

✔️가브리엘: 나한테는 육화에 대한 그리움이 있어요. 고동치는 심장, 송송히 맺히는 땀, 입 안에 고이는 침, 자라나는 머리카락… 맛있는 것을 먹고 사랑을 나눌 때의 기쁨. 뛸 때 두 다리에 팽팽히 힘이 들어가는 느낌, 선들선들하는 바람, 얼굴에 떨어지는 빗방울, 태양, 젊음, 심지어 노화마저도. 느껴 보고 싶은 것도 많아요. 자동차 핸들의 감촉, 주식 거래의 긴장감, 말 등에 올라 달리는 기분…

✔️아나톨: 연극을 사랑하는 게 뭐 잘못이라도 되나요?
베르트랑: (돌연 정색하며) 되죠, 당신이 그걸 직업으로 삼지 않은 게 바로 잘못이에요.

✔️카롤린: 당신한테는 이제 아무 쓸모가 없어요. ‘행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물건’ 같은 건 없어요.

✔️가브리엘: 우리가 지금 정하고 있는 건 당신의 카르마에 해당하는 25%라는 사실을 알아 둬여. 당신이 무의식의 소리에 계속 귀 기울일 때 펼쳐지게 될 인생 경로인 거죠. 살아가는 동안 다양한 징표들이 끊임없이 이 삶의 여정을 당신에게 일깨워 줄 거예요.
아나톨: 징표들이라고 했어요?
카톨린: 맞아요, 꿈이나 전조, 설명 불가능한 욕망, 직감 같은 것들…
가브리엘: (차분하게 또박또박 말한다) 그러니까 삶을 요리로 치자면 유전 25퍼센트, 카르마 25퍼센트, 자유 의지 50퍼센트가 재료로 들어가는 거예요.
아나톨: 통 무슨 말인지.
카롤린: 우리 모두는 태어나는 순간 그 세 가지의 영향하에 놓인다는 뜻이죠. 유전이라 하면 부모, 그리고 당신의 성장 환경을 말해요.
가브리엘: 당신이 부모의 직업을 물려받거나 그들이 갔던 길을 따라간다면, 그건 유전 요소가 강력하게 작용했기 때문이죠. 반대로 무의식이 당신의 선택을 좌우한다면, 그건 카르마가 지배적인 탓이에요.
카롤린: 하지만 당신이 자유 의지를 최대한 활용하면 유전과 카르마의 영향에서 벗어날 수도 있어요.

✔️가브리엘: 부자가 되어 볼 마음은 없어요? 잘생긴 건? 유명한 건요?
아나톨: 그런 것도 고를 수 있어요?
가브리엘: 하나 정도는 고를 수 있어요. 하지만 크게 달라지는 건 없죠. 카르마의 관점에서 보면 플러스도 마이너스도 아니거든요. 그저 약간의 ‘안락함’이 추가될 뿐이니까.

✔️가브리엘: (꿈꾸는 듯한 표정이 되어) 1922년에서 1957년까지… 삶이란 건 나란히 놓인 숫자 두 개로 요약되는 게 아닐까요. 입구와 출구. 그 사이를 우리가 채우는 거죠. 태어나서, 울고, 웃고, 먹고, 싸고, 움직이고, 자고, 사랑을 나누고, 싸우고, 얘기하고, 듣고, 걷고, 앉고, 눕고, 그러다… 죽는 거예요. 각자 자신이 특별하고 유일무이하다고 믿지만 실은 누구나 정확히 똑같죠.

✔️베르트랑: 사실 결혼은 남자가 자신의 핏줄을 인정하게 만들어 사생아와 고아의 수를 줄이여고 만들어진 제도예요.
가브리엘: 사회의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경험주의적 문제 해결 방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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