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엄마라는 위대한 직업

오롯이 타인을 위해 살아본 적 있나요?

내가 아닌 타인을 위해 나를 희생하는 일은 어떤 일이든 정말 존경받을만한 일이고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아무런 대가없이 사랑이라는 마음만으로 나의 시간과 에너지를 쓴다는 건 인간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모습이기도 하지요. 그래서 어렵다고 하는 거 같아요.

그 많은 봉사와 희생 중 가장 위대한 직업은 엄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를 어떤 대가도 바라지도 않고 보살필 수 있는 사람도 엄마뿐이더라고요. 하지만 엄마라는 직업에는 아무도 명예훈장이나 감사패를 주지 않아요. 그들도 그것을 원하지 않고요. 얼마나 위대합니까.

내가 이 세상이 좋든 싫든 살아간다는 건, 존재한다는 건 엄마없이는 불가능한거예요. 이 말이 어떤 무게로 와닿는지는 나이에 따라 참 다른거 같습니다.

삶에 대한 근본적인 말들이 다르게 느껴질때 나이들었음을 느껴요. 그래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젊어지고 싶다는 생각도 줄어들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려는 마음이 더 커지는 거 같아요.

내 친구들은 거의 다 엄마가 되었지만 나는 아직 싱글이에요.
15년 전, 나는 내 자신이 누구인지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했어요. 사회적 성공과 안정을 다 포기하고 원점으로 돌아가서 나라는 사람을 찾기 위한 여정. 대단한 용기가 필요했던 일이었어요. 나는 내가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갔으니까요. 그 길이 당연히 평탄치는 않았지만 저는 매해 나 자신에 대해 더 아는 사람이 되고 있어요. 이제 누군가 너가 뭘 좋아하는 줄 알아? 뭘 해야하는 줄 알아? 너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 라고 묻는 다면 안다고 얘기할 수 있게 된 거 같아요. 물론 그 ‘앎’이라는 것은 진짜 ‘앎’은 아닐테지만요. 스스로 많이 대견했어요.

그런데 나에 대한 사랑이 커질 수록 이런 나 자신을 버리고 누군가를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인생을 살겠다고 큰소리 떵떵 치던 어느 날,
엄마한테 “엄마도 엄마가 좋아하는 거 해!”라고 혼내듯 강요했어요. 그랬더니 엄마가 하시는 말씀이, “내 평생 너네를 위해 살았는데, 이제와서 내 인생 찾으라고 하면 나는 서운해. 너네가 내 인생이야.”…라고 하시는 거에요.

먹먹해지더라고요. 나는 되게 주도적으로 내 인생을 사는 사람이라서 스스로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내 모습이 너무 초라해지는 순간이었어요.
내 인생 하나 책임지는 게 이렇게 가벼운 것이었다니…

꿈도 없는 엄마를 무시했었는데, 나는 엄마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나 있는 사람이었나 라는 생각에 너무 괴로운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과연 내 아이에게 엄마와 같은 사랑을 베풀 수 있을까.
아무리 생각해도 나는 우리 엄마처럼 내 아이에게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일은 엄마였어요.

엄마,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배우 이하늬가 얘기하는 엄마라는 일

정말 엄청 공들여서 100일을 키웠는데, 그게 너무 당연한 거더라구요. 아, 엄마란 그런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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