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의 사랑은,
나 자신을 찾아가는 시기의 사랑이었다.
그때는 굉장히 이타적인 사랑인 줄 알았으나 지나고 보니 나는 꽤나 이기적으로 사랑을 하고 있었다.
상대가 원하기 때문이라는 포장 안에 나는 내 무의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채우고 있었고, 상대에게서 받은 상처라는 포장 안에 나는 스스로에게 상처를 내고 있었다.
결국 나는 그들이 내 욕심에, 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다는 이유로 싫증을 느꼈고 헤어짐을 요구했다.
30대의 사랑은,
내 주변을 알아가는 시기의 사랑이었다.
나의 반복적인 잘못된 연애를 통해서 삼삼오오, 끼리끼리라는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게 되었다.
아무리 화려한 미사여구로 나를 포장하더라도 내가 맺은 인연들이 보여주는 나의 모습은 꽤나 투명하다.
나를 잘 모르는 사람, 나를 볼 수 없는 사람은 정작 나 자신이었다.
‘내가 변하면 된다’가 능사는 아니었다. 물질세계에 오래 머무를 수록 공간과 시간의 장(field)에 영향을 많이 받으며, 의식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그 장(field)에서 자유로울수 없다는 것을 인지하여야만 했다.다시 말해, 우리가 맺고 있는 인연의 힘은 우리의 강한 의지 마저도 종속시켜버린다.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을 가르는 것이 아니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은 존재하지도 않고, 나의 관점으로 그것을 나눌 수도 없다.
나는 그들이 아닌 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상태인지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나와 내 상황을 제3자의 시각으로 내려다 봐야 되고 들여다 보기로 했고, 그러기 위해서 나는 내가 있는 그 곳을 떠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