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사람이 길이다 (어떻게 사람이 길이 되는가)

사람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그 길은 당신 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baked yellow

쭉 해온 생각인데 최근 요가지도자과정을 시작하면서 다시금 알아차리게 되어 글로 남겨보려 합니다.

내가 요가 지도자 과정을 듣게 되다니!
아직은 지도자 생각은 없고, 당연히 지도자로서의 자격도 한참 미달이지만
요가를 더 사랑하고 이해하기 위해 시작했습니다.

저는 요가를 좋아합니다.
처음 요가를 접한 것은 고3 수능 끝나고였으니 벌써 20년이 흘렀네요.
요가를 하게 된 계기는 저도 살을 빼기 위해서 였습니다.
저는 헬스는 재미없어서 싫고, 격하게 땀 흘리는 운동은 안좋아하고, 오래 걷는 것을 더 좋아하는 성향입니다.

요가원을 찾는게 쉽지 않았던 20년 전, 저는 동생과 단전호흡을 하는 곳에 갔습니다.
새벽반이라 좋았고 아버지께서 매일 아침 태극권을 하시는 것을 봤기에 그다지 낯설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첫날 수업을 마치고 단장님이 저희 둘을 남으라 하시며 단상 위에 눕히고는 바디 스캔을 하셨습니다.
그러시더니 가슴에 맺힌게 많다고 이걸 풀어야 하는데 비용이 든다고 하십니다.
그 수업이 저희 자매에게 처음이자 마지막 단전호흡 수업이었습니다.

​그 이후 휘트니스 센터 내에 있는 요가 수업을 시작으로 대학교 입학 후 학교 근처 또는 학교 내에서 요가 수업을 들었습니다.

​요가 수업에서 제일 중요한 건 선생님입니다.
사실 친구들과 얘기를 나눠보기 전까지는 요가 선생님의 중요성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요가가 재미없다는 친구, 요가가 왜 좋은지 모르겠다는 친구.
그런 친구들을 일일클래스에 초대하면 제가 배우는 그 선생님이 참 잘 가르친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제서야 생각해보니 지금까지 만났던 요가 선생님들을 다 좋았던 거였어요.

​만약,
내가 만난 요가 선생님이 별로 였다면 나는 요가를 좋아할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결국 제가 요가를 20년 동안 꾸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의지도 아니고 나의 재능도 아니고
모두 사람들 덕분이었습니다.

baked yellow

내가 잘 가고 있는 것인지, 내가 잘 선택한 것인지,
미래에 대한 두려움은 현재의 나의 판단을 평가하게 합니다.

​그러한 판단은 잠시 내려두고,

내가 이 일을 함에 있어서 어떤 마음의 울림이 있는지 들여다 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듯 합니다.

​내가 있는 그 곳에서 자꾸 사람 때문에 힘이 든다면,
그래서 내 마음을 들여다 보는 것에 방해가 된다면,
그 사람을 탓하고 욕하기 전에 그 곳을 잠시 떠나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연애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입니다.

내가 타인에게 애인의 단점 만을 말하고 있다면,
그 사람 때문에 삶이 힘들다면,
그 사람을 떠나볼 용기를 가지는 것이 좋을 겁니다.

힘든 모든 상황을 회피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내가 준비가 되고 내가 견뎌낼 수 있는 컨디션이 될 때는
그 상황이 마냥 우울하고 파괴적이지 않을 것입니다.

때로는 너무 힘들어서 벗어나려 하는데, 조력자가 나타나기도 할 겁니다.
그것은 아마도 내가 조금 더 힘을 내어 그 구간을 지나가야 하기 때문일겁니다.

사회는 견디고 싸워서 이겨내라는 용사의 마인드를 요구하지만
저는 인생을 그렇게 Hard하게 살아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요가 수련처럼,
내 몸이 견딜 수 있는 만큼만 도전하시면 됩니다.
눈에 크게 띄진 않아도 오늘도 우리는 배우고 변하고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내가 가야할 길에는
내가 그 길을 이겨낼 수 있게
사람들이 마중나와 나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내가 가야할 길이 아니라면
사람들이 방해를 할 것입니다.

그러니 방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오히려 감사한 생각으로 그 길을 안가면 됩니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Close
Write & Draw with by LAGOM Baked Yellow © Copyright 2024. All rights reserved.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