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거절을 잘 하는 사람입니까?
우리나라에는 거절이 어려운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는 관계중심적인 문화를 배경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관계중심적인 문화에서는 나의 말과 행동이 상대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는 공감능력을 요구하고,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생각하는 이해심을 가지는 것을 미덕이라 말합니다.
우리 부모님 세대인 1950-1960년대는 온라인 오프라인이라는 단어가 생기기 이전이고 마을 중심으로 소통하고 지역 단위의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즉, 관계가 더욱 중요하게 여겨질 수 밖에 없는 사회 구조였습니다.
그 당시 가게들의 상호도 ‘순이네분식, 영수네슈퍼’등 가족의 이름을 사용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상호를 가족구성원의 이름을 씀으로써 상호 자체에서 신뢰를 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업은 경쟁이 아닌 마을에 필요한 물자를 대는 역할이었습니다.
이러한 문화는 1950-60년대 부모님의 세대로까지 거슬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농경 중심의 사회가 집단주의 문화를 만드는데 또하나의 배경이었습니다. 농사에는 한 가구가 구입하기에는 비싼 농기구와 방대한 작업량을 위한 많은 노동력이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특성이 삼삼오오 모여살게하고, 함께 기계를 쓰며, 서로 허물없이 지낼 수 밖에 없는 문화로 발전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문화 속에서 한 이웃과 감정이 상하는 것은 마을 모두에게 손해로 돌아갑니다. 우리는 어른들로부터 ‘먼저 양보해라.’ ‘네가 한번 참아라.’ 등 모든 상황에서 내가 희생하는 것을 미덕으로 감정의 억압을 강요당해왔습니다.
하지만 그에 비해 오늘날은 개개인의 역량이 중요해지고 혼자서도 일을 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서로의 시간을 아끼기 위해 재능 거래가 이루어지지만 필연적 관계는 아닙니다. 철저하게 자본주의의 수요와 공급의 원칙을 따르는 또 하나의 재화일 뿐입니다.
미국에서는 영어를, 한국에서는 한국어를 쓰듯 환경에 따른 서로의 소통 방식의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자존감도 높고, 자기 표현도 잘하는데 아직 거절하는 게 어렵다고 느껴진다면 내가 자란 가족과 친인척의 성향을 한번 생각해 보시길 바랍니다. 나의 무의식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가족 문화가 내게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거절의사가 있다면 미루지 않고 즉시 해주는 것이 신뢰를 쌓는 일입니다.
부탁을 해오는 사람 중에 거의 모든 사람이 가벼운 마음으로 부탁을 하지 않습니다.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으로 도움을 청하게 됩니다. 도움을 청한 사람은 상대가 나의 요청을 거절했다고 해서 기분 나빠하지 않습니다.
나 이외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빨리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상대를 위하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내가 거절의사를 잘 표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한다면, 오히려 신뢰가 쌓이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는 서로의 시간을 아끼고 효율적으로 비지니스를 할 수 있게 하는 신뢰의 작은 시작이 됩니다.
거절 잘하는 방법 6가지
거절을 잘하는 것은 상대방을 배려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전달하는 중요한 기술입니다.
- 명확하게 의사 전달하기 • 명확하고 간결한 언어 사용: 불필요하게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보다, 간단명료하게 거절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어렵겠습니다”라고 분명하게 표현합니다.
• 결정적인 언어 사용: “아니요”라고 말해야 할 때, “글쎄요…“와 같은 모호한 표현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결정을 내렸다면 그 결정을 존중하며 전달해야 합니다. - 감사의 표현 • 제안에 대한 감사: 거절하기 전에 상대방의 제안이나 요청에 감사하는 표현을 먼저 합니다. 예를 들어, “이렇게 생각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만…“이라는 식으로 시작하면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는 동시에 거절할 수 있습니다.
- 대안 제시 • 대체 옵션 제공: 거절할 때, 상대방이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하는 것도 좋습니다. 예를 들어, “이번에는 참석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다음에는 꼭 참석하겠습니다” 또는 “다른 방법으로 도움을 드릴 수 있을지 생각해보겠습니다”와 같이 말할 수 있습니다.
- 적절한 타이밍 • 빠르게 결정: 거절해야 한다면 가능한 한 빨리 결정을 내리고 전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을 끌면 상대방이 불확실성에 놓이게 되어 더 큰 불편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상황에 맞는 타이밍: 상대방이 제안을 할 때 그 맥락을 고려해 적절한 타이밍에 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중요한 행사나 발표 직전에 거절하는 것보다, 시간을 두고 말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 진심 어린 태도 • 정중하고 진심 어린 태도 유지: 거절할 때는 정중하면서도 진심을 담아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식적으로 보이지 않도록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려는 태도를 보이며 거절합니다.
- 한계를 명확히 하기 • 자신의 한계 인정: 너무 많은 것을 받아들이면 자신의 능력이나 시간이 부족해질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솔직하게 “제 한계가 있어서 이번엔 어려울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방법들을 활용하면 거절을 할 때에도 상대방과의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도움에 응하지 않는 것이 상처가 될까봐 승낙을 하는 것이 배려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거절이 상처로 다가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배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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